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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재료의 특성과 이해] Chapter 04. 색연필의 특성과 겹쳐 칠하는 방법

kramarchy 2026. 2. 22. 21:48

Part 1. 색연필은 왜 어렵게 느껴질까

 

색연필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재료다. 어린 시절 한 번쯤은 색연필로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색연필을 가장 쉬운 미술 재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제대로 그림을 그리려고 하면, 색연필은 의외로 다루기 어렵게 느껴진다. 색이 생각처럼 진해지지 않고, 여러 번 칠해도 화면이 밋밋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초보자가 색연필을 쓰면서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색이 안 올라가요. 이 말 속에는 색연필의 특성에 대한 오해가 담겨 있다. 색연필은 한 번에 강한 색을 만드는 재료가 아니다. 색연필은 색을 천천히 쌓아 가는 재료다. 이 기본적인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면, 색연필은 늘 답답한 도구로 느껴진다.

 

색연필은 연필과 비슷해 보이지만 성질은 전혀 다르다. 연필은 선 중심의 재료다. 반면 색연필은 면과 색의 재료다. 이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사용 방식도 연필처럼 접근하게 된다. 힘을 주어 한 번에 색을 채우려고 하거나, 선을 반복해서 덧그리며 색을 진하게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색연필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

 

색연필의 가장 큰 특징은 투명함이다. 색연필은 한 겹 한 겹 색이 겹쳐지면서 깊이가 생긴다. 이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진한 색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색연필 작업에서는 인내심이 표현의 일부다. 이 점을 받아들이는 순간, 색연필은 훨씬 친절한 재료로 바뀐다.

 

또 하나 중요한 특징은 색연필이 종이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이다. 같은 색연필이라도 종이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어떤 종이에서는 색이 잘 쌓이고, 어떤 종이에서는 색이 미끄러지듯 겉돈다. 이 차이를 모르면 색연필의 문제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종이가 색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초보자가 색연필을 어려워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결과를 너무 빨리 판단하기 때문이다. 색연필 작업은 중간 단계가 항상 어색해 보인다. 색이 고르지 않고, 얼룩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단계에서 멈추면 작업은 실패처럼 보인다. 하지만 색연필은 중간 과정을 지나야만 완성에 가까워진다. 이 흐름을 경험하지 못하면 색연필은 늘 미완성처럼 느껴진다.

 

색연필은 힘 조절이 중요한 재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힘 조절은 손으로만 해결하는 문제가 아니다. 색을 쌓는 순서와 방향, 겹쳐 칠하는 횟수가 함께 작용한다. 이 요소를 이해하지 못하면 손에 힘이 들어가고, 종이는 쉽게 상한다. 결과적으로 색은 더 이상 쌓이지 않는다.

 

나는 색연필을 기다림의 재료라고 생각한다. 기다릴수록 색은 깊어지고, 화면은 안정된다. 반대로 조급할수록 색은 탁해지고, 화면은 거칠어진다. 이 차이는 작업자의 태도에서 나온다.

 

이 파트에서는 색연필이 왜 어렵게 느껴지는지, 그 이유가 실력 부족이 아니라 재료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다음 파트에서는 색연필의 기본적인 성질과 색을 겹쳐 칠하는 원리를 실제 체감 중심으로 자세히 풀어볼 것이다.

 

미술재료의 특성과 이해
미술재료의 특성과 이해

 

Part 2. 색연필의 기본 성질과 겹쳐 칠하기의 원리

 

색연필을 이해하려면 먼저 색연필이 어떤 방식으로 색을 남기는지 알아야 한다. 색연필의 심은 안료와 결합제로 이루어져 있다. 이 결합제는 종이에 색을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 이 구조 때문에 색연필은 한 번의 터치로 강한 색을 만들기 어렵다. 대신 여러 번의 반복을 통해 색이 서서히 쌓인다.

이 성질은 색연필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색이 얇게 쌓이기 때문에 아래에 깔린 색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색이 겹쳐지면서 새로운 색감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색연필 특유의 부드러운 깊이가 생긴다. 이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색연필은 늘 답답하게 느껴진다.

 

겹쳐 칠하기의 핵심은 힘이 아니라 횟수다. 초보자는 색을 진하게 만들기 위해 힘을 주어 누른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종이 표면이 먼저 손상된다. 종이가 손상되면 그 위에는 더 이상 색이 쌓이지 않는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색연필 작업은 멈춰 버린다. 그래서 처음에는 최대한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색을 겹칠 때는 방향도 중요한 요소다. 항상 같은 방향으로만 칠하면 종이 결이 한쪽으로 눌린다. 이 상태에서는 색이 고르게 쌓이지 않는다. 방향을 바꿔 가며 여러 번 칠하면 종이 표면의 빈 공간을 골고루 채울 수 있다. 이 작은 차이가 색의 균일함을 크게 바꾼다.

 

색연필 겹쳐 칠하기에서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색의 순서다. 밝은 색부터 시작하는 것이 기본이다. 밝은 색 위에 어두운 색을 올리는 것은 비교적 쉽다. 반대로 어두운 색 위에 밝은 색을 올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 순서를 무시하면 색은 쉽게 탁해진다.

 

초보자는 종종 색을 섞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색연필에서 색 섞기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색을 겹쳐 칠하는 과정 자체가 색 섞기다. 두 색을 같은 자리에서 번갈아 가며 얹으면 자연스럽게 중간 색이 만들어진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색 선택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다.

겹쳐 칠하기는 인내가 필요한 과정이다. 중간 단계에서는 항상 어색해 보인다. 색이 고르지 않고, 얼룩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단계는 실패가 아니다. 색이 쌓이고 있다는 신호다. 이 과정을 지나야만 색연필 특유의 깊이가 나타난다.

 

색연필은 종이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 재료다. 종이 표면이 색을 받아들일 여지가 남아 있어야 겹쳐 칠하기가 가능하다. 그래서 앞서 다룬 종이 선택이 색연필 작업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종이가 이미 눌려 있으면 색은 더 이상 쌓이지 않는다.

 

이 파트에서 기억해야 할 핵심은 분명하다. 색연필은 누르는 재료가 아니라 쌓는 재료다. 이 관점을 가지는 순간, 색연필 작업은 훨씬 편안해진다. 색이 바로 나오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않게 된다. 과정 자체를 신뢰하게 된다.

 

미술재료의 특성과 이해
미술재료의 특성과 이해

 

Part 3. 색연필 겹쳐 칠하기 실전 단계와 초보자가 흔히 하는 실수

 

색연필 겹쳐 칠하기를 실전에서 적용할 때는 복잡한 기술보다 순서가 중요하다. 많은 초보자는 색연필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완성에 가까운 결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색연필은 단계별로 접근해야 안정적인 결과가 나온다. 이 단계를 이해하면 작업 과정이 훨씬 명확해진다.

 

첫 번째 단계는 색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세부 묘사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 어떤 색이 주가 될지, 전체적인 분위가 밝을지 어두울지를 정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이때 사용하는 색은 아주 연하게 깔아야 한다. 화면에 색이 살짝 남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 단계에서 화면이 예뻐 보일 필요는 없다.

 

두 번째 단계는 색을 쌓는 단계다. 첫 단계에서 깔아 둔 색 위에 같은 색이나 인접한 색을 여러 번 겹쳐 칠한다. 이때도 힘을 주지 않는다. 색을 진하게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색을 고르게 만든다는 생각이 더 중요하다. 방향을 조금씩 바꿔 가며 칠하면 색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세 번째 단계는 색의 대비를 만드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비로소 어두운 색이 등장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한 번에 강하게 넣지 않는다. 어두운 색은 소량만 사용해도 화면의 분위기를 크게 바꾼다. 조금씩 올리면서 전체 균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보자가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처음부터 너무 진한 색을 선택하는 것이다. 진한 색은 수정이 어렵다. 색연필은 덧칠은 가능하지만, 되돌리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항상 밝은 색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 원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실패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

또 다른 실수는 같은 자리만 반복해서 누르는 것이다. 색이 안 진해진다고 느껴질 때, 같은 부분을 계속 문지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종이 표면은 눌리고 손상된다. 종이가 손상되면 색은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이 상태가 되면 아무리 칠해도 결과는 좋아지지 않는다.

 

색연필 작업에서 조급함은 가장 큰 적이다. 색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고 불안해하면 손에 힘이 들어간다. 힘이 들어가면 색은 더 이상 쌓이지 않는다.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색연필의 성질을 믿는 태도가 필요하다. 색은 반드시 쌓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겹쳐 칠하기를 연습할 때는 복잡한 그림보다 단순한 형태가 좋다. 구나 사각형처럼 단순한 형태에 색을 겹쳐 보면서, 색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연습을 통해 색연필의 반응을 손으로 익힐 수 있다.

색연필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재료다. 과정이 안정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색을 겹쳐 칠하는 경험이 쌓일수록 색에 대한 감각도 함께 자란다. 이 감각은 다른 채색 재료를 사용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이 글을 통해 색연필이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가 분명해졌다면,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다. 색연필은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 다룰 수 있는 재료가 아니다. 재료의 성질을 이해하고, 그 흐름에 맞게 접근하면 누구나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재료다.

 

미술재료의 특성과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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